우라늄 · U
우라늄 — 우라늄은 저에게 "물질에는 죄가 없고, 쓰는 마음에 갈림이 있다"는 무거운 이치를 일깨워 줍니다. 같은 우라늄이 어느 손에서는 어두운 마을을 밝히는 전등이 되고, 다른 손에서는 도시를 지우는 재앙이 됩니다. 그 갈림은 우라늄 자신이 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을 다루는 사람의 마음이 정합니다. 칼이 사람을 살리는 의원의 손에도 들리고 사람을 해치는 손에도 들리듯, 모든 큰 힘이 그러합니다. 그래서 저는 지식이나 힘 그 자체를 두려워하기보다, 그것을 쥔 마음을 더 살피게 됩니다. 더 많이 알고 더 큰 힘을 얻을수록, 그것을 어디에 쓸 것인가를 묻는 마음은 더 깊어져야 합니다. 힘의 크기가 곧 사람됨의 크기는 아니며, 오히려 큰 힘일수록 더 큰 사람됨을 요구합니다.
어느 별의 이름을 따서 지은 한 물질이 있습니다. 발견된 지 백오십여 년 만에, 그것은 도시 하나를 한순간에 지울 수 있는 힘이 되었습니다. 같은 물질이 어떻게 등불도 되고 재앙도 될 수 있을까요?
우라늄은 자연이 만든 원소 가운데 가장 무거운 축에 듭니다. 이 또한 별의 죽음, 특히 거대한 별이 폭발하거나 죽은 별들이 부딪히는 격렬한 순간에 빚어진 것으로 여겨집니다. 너무 무거운 나머지 그 속이 안정되지 못해, 우라늄은 아주 천천히 스스로 부서지며 다른 원소로 변해 갑니다. 이 느린 부서짐에서 나오는 열이 지구 속을 데우는 한 가지 까닭이기도 합니다. 발밑의 땅이 따뜻한 데에는, 까마득한 옛 별이 남기고 간 무거운 유산이 한몫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라늄은 1789년 독일의 화학자 클라프로트가 찾아냈습니다. 마침 그 몇 해 전 천문학자들이 새로운 별(천왕성)을 발견해 온 세상이 떠들썩하던 때라, 그는 이 새 물질에 그 별의 이름을 붙였습니다. 하늘의 별 이름이 땅속 광물에 내려앉은 것입니다. 처음 백 년 넘도록 우라늄은 그저 유리나 그릇에 노르스름한 빛을 입히는 물감으로 조용히 쓰였습니다. 그러던 것이 발견된 지 백오십여 년 만에, 사람들은 이 무거운 원소 속에 잠든 엄청난 힘을 깨우는 법을 알아냈습니다. 잔잔하던 물감이, 한 시대의 운명을 가르는 힘으로 돌변한 것입니다.
- 우라늄은 천천히 스스로 부서지며 열을 냅니다. 이 열로 물을 끓이고 김을 돌려 전기를 얻는 것이 원자력 발전입니다.
- 옛날에는 우라늄을 유리에 섞어 은은한 노란빛이나 초록빛을 내는 장식 물감으로 썼습니다.
- 땅속 깊은 곳의 열, 곧 화산과 온천의 더운 기운에도 우라늄 같은 무거운 원소의 느린 부서짐이 보태고 있습니다.
- 같은 우라늄이 평화로이 등불을 밝히기도 하고, 한순간에 모든 것을 무너뜨리기도 합니다. 물질은 그저 거기 있을 뿐입니다.
우라늄의 힘은 그 알맹이의 한가운데, 곧 핵(核)에서 나옵니다. 핵(核)은 본디 열매 속의 단단한 씨를 가리키는 글자입니다. 작은 씨앗 하나에 큰 나무가 잠들어 있듯, 보이지 않는 작은 알맹이 속에 세상을 뒤흔들 힘이 잠들어 있다는 옛 글자의 뜻이 묘하게 들어맞습니다.
천자문에서 이 한자 만나기 →우라늄은 저에게 "물질에는 죄가 없고, 쓰는 마음에 갈림이 있다"는 무거운 이치를 일깨워 줍니다. 같은 우라늄이 어느 손에서는 어두운 마을을 밝히는 전등이 되고, 다른 손에서는 도시를 지우는 재앙이 됩니다. 그 갈림은 우라늄 자신이 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을 다루는 사람의 마음이 정합니다. 칼이 사람을 살리는 의원의 손에도 들리고 사람을 해치는 손에도 들리듯, 모든 큰 힘이 그러합니다. 그래서 저는 지식이나 힘 그 자체를 두려워하기보다, 그것을 쥔 마음을 더 살피게 됩니다. 더 많이 알고 더 큰 힘을 얻을수록, 그것을 어디에 쓸 것인가를 묻는 마음은 더 깊어져야 합니다. 힘의 크기가 곧 사람됨의 크기는 아니며, 오히려 큰 힘일수록 더 큰 사람됨을 요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