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원 이야기
"흐지부지"는 마치 "흐물흐물"이나 "비실비실"처럼 순우리말 의태어 같지만, 뜻밖에도 한자말에서 나온 말입니다. 본래 모습은 "휘지비지(諱之祕之)"입니다. 꺼릴 휘(諱), 숨길 비(祕)를 써서 "꺼리어 숨기고 비밀로 한다"는 뜻이었습니다. 떳떳하지 못한 일을 남이 알까 봐 슬그머니 덮고 감추는 태도를 가리킨 것이지요. 그런데 일이 그렇게 감춰지다 보면 결말이 분명하지 않게 됩니다. 끝을 똑 부러지게 맺지 못하고 어물쩍 넘어가게 되는 것이지요. 1920년 조선어사전에는 아직 "휘지비지"로 실려 있었는데, 세월이 흐르며 발음이 부드러워져 "흐지부지"가 되었고, 뜻도 "감추다"에서 "끝맺지 못하고 흐리멍덩하게 넘기다"로 옮겨갔습니다.
한자말이 입에서 입으로 오래 쓰이다 보면 한자라는 의식이 사라지고 토박이말처럼 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흐지부지"는 그렇게 출신을 잊어버린 채 우리말 의태어 무리에 완전히 섞여 든 단어입니다.
의미의 변화
How It Is Used
그렇게 중요한 논의가 결론도 없이 흐지부지 끝나버렸다.
약속을 자꾸 흐지부지 미루더니 결국 없던 일이 됐다.
책임 소재를 분명히 가려야지 이렇게 흐지부지 넘어가면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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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mory Hook
"휘지비지"를 빠르게 발음하면 "흐지부지"에 가까워집니다. 꺼리고 숨기다 보면 결말도 흐려진다고 기억하세요.
"감추려다 보면 끝도 사라진다. 흐지부지란 그렇게 흐려진 결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