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원 이야기
무진장(無盡藏)은 무진(無盡, 다함이 없음)과 장(藏, 창고)이 합쳐진 말이다. 본래 불교에서 끝없이 넓은 덕, 닦고 닦아도 다함이 없는 부처의 법의(法義), 무궁무진한 진리를 가리키는 깊은 철학 용어였다. 유마경에서는 '빈궁한 중생을 돕는 것이 곧 무진장을 실천하는 것'이라 했다. 실제로 사찰에서는 어려운 백성을 돕는 무진재(無盡財)·무진장원(無盡藏院)이라는 일종의 공공 금고를 운영했는데, 당나라 때부터 시작되어 고려에서 크게 융성했다. 다함이 없이 베푸는 창고라는 뜻이었다. 그 깊은 철학적·자선적 의미는 옅어지고, 오늘날에는 '엄청나게 많다'는 양의 표현으로만 남았다. '무진장 많다'고 할 때, 우리는 부처의 무한한 덕을 빌려 쓰고 있는 셈이다.
부처의 다함없는 덕을 가리키던 거룩한 말이, 그저 '엄청 많다'는 일상어가 되었다. 단어는 살아남되 그 안의 철학은 조용히 빠져나간다.
의미의 변화
How It Is Used
그 도서관에는 희귀한 옛 책이 무진장 많다.
오늘 할 일이 무진장 쌓여서 야근을 해야 할 것 같다.
산속이라 그런지 별이 무진장 쏟아질 듯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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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mory Hook
無(없을 무) 盡(다할 진) 藏(창고 장) → '다함이 없는 창고' → 아무리 꺼내도 끝이 없을 만큼 많다.
"다함이 없는 부처의 덕, 그 거룩한 창고에서 우리는 '엄청 많다'는 한마디를 꺼내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