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원 이야기
"북돋우다"의 "북"은 등에 지고 치는 북(鼓)도, 방향을 가리키는 북(北)도 아닙니다. 식물의 뿌리를 싸고 있는 흙을 가리키는 순우리말입니다. 밭에서 자라던 포기가 비바람에 흔들리거나 뿌리가 드러나면, 농부는 호미로 흙을 긁어모아 뿌리 언저리에 두둑하게 올려 주었습니다. 이것을 "북을 준다", "북을 돋운다"고 했습니다. 흙이 뿌리를 덮으면 포기는 더 이상 자빠지지 않고, 잔뿌리가 새로 뻗어 다시 힘을 냅니다. 표준국어대사전은 이 말의 옛 형태를 "붓도도다"로 밝히고 있으며, 그 모습은 16세기 문헌에서 확인됩니다. 곧 북돋우다는 본래 사람에게 쓰던 말이 아니라 땅에 대고 쓰던 말이었습니다. 누군가의 기운을 북돋운다는 것은, 그러니까 밖에서 무엇을 얹어 주는 일이 아니라 그가 스스로 설 수 있도록 뿌리 쪽의 흙을 조용히 모아 주는 일입니다.
"북"은 지금도 "북을 주다", "북주기"처럼 농사 용어로 살아 있습니다. 뿌리가 드러난 포기에 흙을 덮어 주는 일이 북주기입니다. 위로의 말이 왜 요란하지 않아도 되는지를 이 말의 뿌리가 알려 줍니다. 흙은 소리를 내지 않습니다.
의미의 변화
이렇게 쓰여요
어머니는 말없이 밥 한 그릇을 더 떠 주며 아들의 기운을 북돋웠다.
오래 앓고 난 뒤라 무엇보다 먼저 몸의 기운을 북돋우는 일이 급했다.
서로의 용기를 북돋우며 그 겨울을 함께 건넜다.
관련 단어
기억 장치
자빠지려는 포기의 뿌리에 흙을 긁어모아 덮어 주는 호미질을 떠올리세요. 그 손길이 곧 "북돋움"입니다.
"기운을 북돋운다는 것은 위로 끌어올리는 일이 아니라, 아래의 흙을 모아 주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