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말 유래 #102
감정 표현
삭이다
분한 마음이나 긴장을 가라앉히다
젓갈과 김치가 삭듯 무엇이든 시간을 지나며 부드러워진다는 "삭다"의 사동사
✍️ ONGO · 2026-08-28 · 5분 읽기
01

어원 이야기

시대
땅에 묻은 젓갈 독이 계절을 지나던 시절

"삭이다"는 "삭다"의 사동사입니다. "삭다"는 한 가지 뜻만 지닌 말이 아니라 여러 갈래를 품은 말입니다. 오래된 옷감이 삭아 바스러지고, 독 안의 김치와 젓갈이 삭아 제 맛을 얻고, 기침과 가래가 삭아 가라앉고, 끝내는 치밀던 분이 삭아 사그라집니다. 갈래는 여럿이지만 공통점은 하나입니다. 무엇이든 시간을 지나며 본래의 억센 형태를 잃고 부드러워진다는 것. 선조들은 젓갈 독을 땅에 묻고 계절이 지나기를 기다렸습니다. 서두르면 비리고, 기다리면 감칠맛이 돕니다. 마음도 그와 같다고 보았기에 "분을 삭이다"라는 말이 생겼습니다. 참는 것과는 결이 다릅니다. 참는 것은 뚜껑을 손으로 누르고 있는 일이고, 삭이는 것은 뚜껑을 덮어 둔 채 안에서 성질이 바뀌기를 기다리는 일입니다.

표준국어대사전은 "삭이다"와 "삭히다"를 나누어 씁니다. 김치나 젓갈을 발효시킬 때는 "삭히다"(홍어를 삭히다), 분한 마음이나 긴장을 가라앉힐 때는 "삭이다"(분을 삭이다)를 씁니다. 뿌리는 같은 말이지만 오늘의 쓰임은 갈라져 있으니, 감정에는 "삭이다"를 쓰는 것이 바릅니다.

02

의미의 변화

1
원래 의미
옷감이 오래되어 바스러지고 독 안의 김치와 젓갈이 익어 가듯, 시간을 지나며 본디의 억센 형태를 잃고 부드러워지다
2
파생 의미
몸의 기침과 가래가 가라앉는다는 뜻에서 나아가, 치밀어 오르던 분한 마음이 시간을 지나며 저절로 가라앉다
3
현대 사용
화나 서운함을 서두르지 않고 시간을 두어 가라앉히는 일. 음식에 쓰는 "삭히다"와 뒤섞어 쓰는 일이 잦다
03

이렇게 쓰여요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며칠 동안 혼자 분을 삭였다.

서운한 마음을 삭이느라 밤길을 오래 걸었다.

울음을 삭이고 나서야 비로소 제 목소리로 말할 수 있었다.

04

관련 단어

삭히다
김치와 젓갈을 발효시킬 때 쓰는 짝말. 감정에는 "삭이다"를 쓴다
곰삭다
젓갈이 푹 삭아 깊은 맛이 든 상태. 오래 묵어 깊어진 사이에도 쓴다
사그라들다
기세가 서서히 가라앉는다는 점에서 통하는 말
05

기억 장치

땅에 묻어 둔 젓갈 독을 떠올리세요. 뚜껑을 자꾸 열면 상하고, 한 계절을 기다리면 맛이 듭니다.

"참는 것은 뚜껑을 손으로 누르는 일이고, 삭이는 것은 안이 바뀌기를 기다리는 일이다."

다음 단어
어깨를 겯다
같은 목적을 위하여 행동을 서로 함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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