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원 이야기
노래방에서 '내 십팔번'이라 할 때, 그 숫자에는 일본 전통극의 역사가 깔려 있다! 17세기 무렵 가부키 배우 명가인 이치카와 단주로 가문이, 대대로 내려오며 크게 성공한 단막 기예 18가지를 추려 정리했다. 사람들은 이를 '가부키 광언(狂言) 십팔번(十八番)'이라 불렀다. 즉 '십팔번'은 본래 '한 가문이 가장 잘하는 18가지 대표 레퍼토리'를 뜻했던 것이다. 이 말이 일제강점기에 우리말에 들어오면서 '가장 자신 있는 것, 애창곡'이라는 뜻으로 굳어졌다. 일본어 잔재라 하여 국립국어원은 '단골 노래', '단골 장기'로 순화할 것을 권한다. 흥미롭게도 일본어로는 이를 '오하코(おはこ)'로도 읽는데, 비전을 상자에 넣어 보관했다는 데서 나왔다는 이야기도 있다.
외래어의 뿌리를 알면 순화의 이유도 함께 보인다. '십팔번' 대신 '단골 노래'를 쓰면, 묘하게도 이 목록의 다른 항목인 '단골'과도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점이 재미있다.
의미의 변화
How It Is Used
오늘은 내 십팔번을 한 곡 뽑겠다.
그 농담이 그의 십팔번이다.
회식 때마다 부르는 십팔번이 따로 있다.
Related Words
Memory Hook
가부키 명가의 '대표 기예 18가지'가 곧 십팔번이다.
"누구에게나 무대를 책임지는 18번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