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원 이야기
트집은 원래 흠집이 아니라 갓을 만드는 정교한 공정의 이름이었다. 둥근 틀에 댓살로 짠 양태(갓의 넓은 챙)를 대고, 가운데가 살짝 봉긋하게 올라오도록 인두로 조금씩 지져 모양을 잡는 작업을 '트집 잡는다'고 했다. 그런데 갓은 쓰다 보면 비바람에 챙이 벌어지고 틈이 생겼다. 사람들은 그 벌어진 틈, 곧 '트집'을 갓장이에게 가져가 수선했다. 문제는 갓장이가 수리비를 더 받으려고 멀쩡한 곳까지 '여기도 트집, 저기도 트집'이라며 흠을 잔뜩 잡아내는 일이 잦았다는 것이다. '왜 자꾸 트집을 잡느냐'는 손님의 항의가 쌓이면서, 트집은 정교한 손질이 아니라 '없는 흠을 일부러 들추는 일'을 뜻하게 되었다. 장인의 기술 용어가 시비의 대명사로 뒤집힌 셈이다.
흠을 '잡아내는' 같은 행위도, 누구를 위한 것이냐에 따라 손질이 되기도 하고 시비가 되기도 한다. 트집의 운명은 그 경계가 얼마나 미끄러운지를 보여준다.
의미의 변화
How It Is Used
잘 만든 보고서를 두고 글자 하나로 트집을 잡으니 답답하다.
괜한 트집 그만 잡고 본론으로 들어가자.
트집 잡을 거리를 찾으려고 처음부터 흠을 노리고 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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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mory Hook
갓을 '트(터서) 집다' → 모양 잡으려 벌리던 손질이, 없는 흠까지 벌려 들추는 시비로 변했다.
"흠을 잡는 손은 고치는 손도 되고 트집 잡는 손도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