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orean Origins #62
민속 유래
트집
공연히 조그만 흠을 들추어 불평하거나 시비를 거는 일
본래 갓을 만들 때 모양을 잡으려고 살짝 벌려 다듬던 작업 '트집 잡기'에서 나와, 흠을 자꾸 들추는 뜻으로 굳었다.
✍️ ONGO · 2026-06-06 · 5 min read
01

어원 이야기

Era
조선시대

트집은 원래 흠집이 아니라 갓을 만드는 정교한 공정의 이름이었다. 둥근 틀에 댓살로 짠 양태(갓의 넓은 챙)를 대고, 가운데가 살짝 봉긋하게 올라오도록 인두로 조금씩 지져 모양을 잡는 작업을 '트집 잡는다'고 했다. 그런데 갓은 쓰다 보면 비바람에 챙이 벌어지고 틈이 생겼다. 사람들은 그 벌어진 틈, 곧 '트집'을 갓장이에게 가져가 수선했다. 문제는 갓장이가 수리비를 더 받으려고 멀쩡한 곳까지 '여기도 트집, 저기도 트집'이라며 흠을 잔뜩 잡아내는 일이 잦았다는 것이다. '왜 자꾸 트집을 잡느냐'는 손님의 항의가 쌓이면서, 트집은 정교한 손질이 아니라 '없는 흠을 일부러 들추는 일'을 뜻하게 되었다. 장인의 기술 용어가 시비의 대명사로 뒤집힌 셈이다.

흠을 '잡아내는' 같은 행위도, 누구를 위한 것이냐에 따라 손질이 되기도 하고 시비가 되기도 한다. 트집의 운명은 그 경계가 얼마나 미끄러운지를 보여준다.

02

의미의 변화

1
원래 의미
갓의 모양을 잡으려 살짝 벌려 다듬던 갓장이의 작업
2
파생
갓의 벌어진 틈, 그리고 그 흠을 부풀려 들추던 수선 관행
3
현대
공연히 작은 흠을 잡아 시비를 거는 일
03

How It Is Used

잘 만든 보고서를 두고 글자 하나로 트집을 잡으니 답답하다.

괜한 트집 그만 잡고 본론으로 들어가자.

트집 잡을 거리를 찾으려고 처음부터 흠을 노리고 보더라.

04

Related Words

생트집
아무 까닭 없이 잡는 트집으로, 트집의 부정성을 더 강조한 말
어깃장
일부러 어긋나게 굴며 시비를 건다는 점에서 통하는 말
꼬투리
시비를 걸기 위해 잡는 빌미라는 점에서 트집과 짝을 이룸
05

Memory Hook

갓을 '트(터서) 집다' → 모양 잡으려 벌리던 손질이, 없는 흠까지 벌려 들추는 시비로 변했다.

"흠을 잡는 손은 고치는 손도 되고 트집 잡는 손도 된다."

Next Word
미역국 먹다
시험이나 선거에서 떨어지거나 어떤 자리에서 떨려나는 일을 이르는 말
Rea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