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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들의 말변신

프로테우스

Πρωτεύς · Proteus
프로테우스
낳은 말 → protean (프로티언)
프로테우스는 그리스 신화에서 모습을 마음대로 바꾸며 저를 붙든 이에게만 길과 앞뒤 일을 답해 주는 바다의 노인으로, 영어 protean(프로티언, "여러 모습을 자유자재로 바꾸는")의 뿌리다. 이야기는 『오디세이아』 4권, 메넬라오스가 텔레마코스에게 들려주는 대목에 전한다. 무대는 이집트 앞바다 파로스(Φάρος) 섬이다. 4권 384~386행은 이 섬을 드나드는 이를 "γέρων ἅλιος νημερτὴς ἀθάνατος Πρωτεὺς Αἰγύπτιος … Ποσειδάωνος ὑποδμώς", "틀림이 없는 바다의 노인, 죽지 않는 이집트인 프로테우스, 포세이돈의 아랫사람"이라 부른다. 딸 에이도테아(Εἰδοθέη)의 계책은 물개 가죽을 쓰고 물개 떼 사이에 엎드려 있다가, 노인이 물개를 세고 낮잠에 들면 붙들라는 것이다. 4권 456~458행: "πρώτιστα λέων γένετ᾽ ἠυγένειος, αὐτὰρ ἔπειτα δράκων καὶ πάρδαλις ἠδὲ μέγας σῦς· γίγνετο δ᾽ ὑγρὸν ὕδωρ καὶ δένδρεον ὑψιπέτηλον" — 맨 먼저 갈기 좋은 사자, 다음엔 뱀·표범·큰 멧돼지, 그리고 흐르는 물과 잎 무성한 높은 나무. 그래도 놓지 않자(459행) 노인은 지쳐 본모습으로 돌아와 답한다 — 어떤 신을 노하게 했는지, 집으로 가는 길, 아가멤논의 죽음, 오디세우스가 칼립소의 섬에 붙들려 있다는 소식까지. 이들 이야기는 각 항목에 따로 전한다. 헤시오도스 『신들의 계보』에는 프로테우스가 없고 거기서 "바다의 노인"은 네레우스다(233~234행). 호메로스도 『일리아스』에서는 이 호칭(ἅλιος γέρων)을 테티스의 아버지 네레우스에게 쓴다(1권 538행 등) — 프로테우스를 "바다의 노인"이라 부르는 것은 『오디세이아』 4권이다. 아버지는 전승이 갈린다 — 호메로스는 "포세이돈의 아랫사람"이라고만 하고, 아폴로도로스 『비블리오테카』는 포세이돈의 아들로, 근대 사전류(Etymonline 등)는 오케아노스와 테티스의 아들로 적기도 한다. 베르길리우스 『농경시』 4권 387~529행은 같은 틀을 다시 쓴다 — 아리스타이오스가 어머니 키레네의 가르침대로 프로테우스를 붙들어 벌 떼가 죽은 까닭을 듣고, 여기서도 노인은 불·짐승·물로 몸을 바꾼다(441~442행).
프로테우스, 모습을 바꾸는 바다의 노인 — protean(프로티언)의 뿌리, 붙든 이에게만 답한다.
protean (프로티언) 모습을 자유자재로 바꾸는 · 몹시 변덕스러운 정설
Πρωτεύς(프로테우스)라는 이름은 πρῶτος(프로토스, 첫째)에서 왔다는 풀이가 있다. 이름 자체는 1400년 무렵 옛 프랑스어를 거쳐 Protheus 꼴로 영어에 들어왔고, 형용사 protean은 1590년대에 "프로테우스의·프로테우스 같은"이라는 뜻으로 쓰이기 시작해 "여러 모습을 자유자재로 바꾸는, 몹시 변덕스러운"으로 굳었다. 2007년 Yee와 Bailenson은 『Human Communication Research』 33권 3호에 실은 논문에서, 가상공간에서 부여받은 아바타의 겉모습이 그 사람의 행동을 바꾼다는 실험 결과에 "프로테우스 효과(Proteus effect)"라는 이름을 붙였다. 세균학에서는 1885년 Hauser가 모양이 다양하게 바뀌는 세균에 Proteus라는 속(屬) 이름을 붙였고, 의학에서는 1983년 Wiedemann 등이 이름 붙인 프로테우스 증후군이 다형적인 임상 양상에서 이 이름을 땄다. 표준국어대사전에도 "프로테우스"가 표제어로 올라 있다. 붙들면 답을 주던 바다의 노인은, 이제 잡히지 않는 것들 — 가상의 몸, 세균의 모양, 사람의 변덕 — 에 붙는 이름이 되었다.
환절기 날씨는 하루에도 몇 번 얼굴을 바꾼다. 아침엔 서늘하다가 낮엔 여름이 돌아온 듯한 날이, 추분 무렵이면 해마다 며칠씩 이어진다. 프로테우스도 그랬다 — 사자, 뱀, 물, 나무. 메넬라오스가 한 일은 단 하나, 놓지 않은 것이다. 모습이 바뀔 때마다 새로 덤벼든 것이 아니라 처음 붙든 손을 그대로 두었다. 답은 변신이 끝난 뒤에 왔다. 사람의 마음도, 계절도, 몇 번쯤 얼굴을 바꾼 뒤에야 본모습을 보여 준다.
初志一貫(초지일관) — 처음 먹은 뜻을 끝까지 한결같이 밀고 나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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